고래 노래가 수백 km까지 전달된다는 게 진짜일까

고래 소리가 수백 킬로미터 떨어진 곳까지 전달된다는 얘기를 처음 들었을 때는 솔직히 좀 과장된 얘기 아닌가 싶었다. 육지에서는 아무리 큰 소리를 질러도 몇 km만 지나면 거의 안 들리는데, 바닷속에서는 대체 뭐가 다르길래 그렇게까지 멀리 간다는 건지 궁금해서 찾아봤다.
물속에서는 소리가 훨씬 잘 퍼진다
가장 먼저 알게 된 건, 소리 자체가 공기보다 물속에서 훨씬 빠르고 효율적으로 이동한다는 거였다. 물 분자가 공기보다 훨씬 촘촘하게 붙어 있다 보니, 소리 진동이 옆으로 전달되는 속도도 빠르고 에너지 손실도 훨씬 적다. 그러니까 애초에 바다라는 환경 자체가 소리를 멀리 보내기에 육지보다 훨씬 유리한 조건인 거다.
저음일수록 멀리 가는데, 고래 소리가 딱 그 저음이다
소리는 주파수가 낮을수록, 그러니까 저음일수록 에너지가 덜 흩어지고 훨씬 멀리까지 나아간다. 그런데 큰 고래들이 내는 소리가 마침 이 저음 영역에 속한다. 덩치가 큰 만큼 발성 기관도 크고, 그래서 자연스럽게 낮고 굵은 소리를 만들어내는데, 이게 우연히도 장거리 전달에 최적화된 주파수대와 겹치는 거다.
몸집이 커서 소리도 크게 낼 수 있다는 것도 있지만, 그냥 크게 내는 것보다 이 저음이라는 특성 자체가 거리를 벌어주는 데 훨씬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는 게 흥미로웠다.
바다에는 소리가 잘 통하는 길이 따로 있다
더 놀라웠던 건 바다 깊은 곳에 소리가 유독 멀리 뻗어나가는 특정 수심대가 있다는 거였다. 수온과 수압이 특정하게 맞아떨어지는 깊이에서는 소리가 위아래로 흩어지지 않고 그 층을 따라 갇힌 채로 쭉 이동하는 현상이 생긴다고 한다. 마치 소리가 다닐 수 있는 전용 통로가 바닷속에 따로 있는 셈이다.
고래들이 정확히 이 수심대를 활용해서 소리를 낸다는 얘기를 듣고, 단순히 크게 우는 게 아니라 환경 자체를 이용할 줄 아는 거였구나 싶었다.
조건별로 정리해보면 이렇다
여러 조건이 겹쳐서 장거리 전달이 가능해지는 건데, 정리하면 대충 이런 흐름이다.
| 조건 | 전달 거리에 미치는 영향 |
|---|---|
| 매질이 물이라는 점 | 공기보다 소리 전달 효율이 높음 |
| 저음 위주의 소리 | 에너지 손실이 적어 더 멀리 이동 |
| 특정 수심대 이용 | 소리가 흩어지지 않고 한 층을 따라 이동 |
| 주변 소음 수준 | 배 소음 등이 많으면 실제 도달 거리는 줄어듦 |
근데 예전만큼은 아니라고 한다
여기서 좀 씁쓸했던 부분은, 이렇게 멀리까지 전달되던 고래 소리가 요즘은 예전만큼 멀리 못 간다는 얘기였다. 선박 엔진 소리 같은 인공 소음이 바닷속에 계속 깔리면서, 고래들의 저음이 그 소음에 묻혀버리는 경우가 늘었다는 거다. 자연이 만들어준 장거리 통로가 있어도, 그 통로 자체가 점점 시끄러워지고 있는 셈이다.
결국 환경과 신체 조건이 딱 맞아떨어진 결과였다
처음엔 그냥 고래가 워낙 크니까 소리도 크게 낼 거라고만 생각했는데, 알고 보니 물이라는 매질, 저음이라는 주파수 특성, 바닷속 특정 수심대까지 여러 조건이 딱 맞아떨어져야 가능한 일이었다. 고래 한 마리의 울음소리가 수백 km를 간다는 게 신기하다기보다, 자연이 만들어놓은 조건들이 이렇게까지 정교하게 맞물려 있다는 게 더 신기하게 느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