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에서 우리가 놓치고 사는 소리 5가지

하루 종일 얼마나 많은 소리를 듣고 사는지 세어본 적이 없었다. 그런데 가만히 집중해서 하루를 돌아보니까, 수많은 소리를 듣고 있으면서도 정작 제대로 인식한 적은 거의 없더라. 그중에 평소엔 그냥 배경처럼 흘려보내던 소리 몇 개를 일부러 다시 들어봤다.
1. 냉장고 소리
집에 냉장고가 켜져 있다는 걸 평소엔 전혀 의식 안 한다. 근데 어느 날 밤에 조용히 앉아있다가 갑자기 그 낮은 웅웅거리는 소리가 귀에 들어온 적이 있다. 신기한 건, 이 소리는 사실 하루 종일 계속 나고 있었다는 거다. 뇌가 알아서 이 소리를 "안전하고 무해한 소리"로 분류해두고 아예 걸러내고 있었던 거였다.
이렇게 익숙한 소리를 자동으로 걸러내는 능력이 없었다면, 하루 종일 온갖 소리에 시달려서 오히려 정신이 하나도 없었을 것 같다.
2. 내 숨소리
숨 쉬는 소리는 평생 한 번도 끊긴 적 없는 소리인데, 의식적으로 들으려고 하기 전까진 전혀 인지가 안 된다. 조용한 방에서 눈 감고 몇 분만 집중해보면, 생각보다 숨소리가 꽤 크게 들려서 오히려 놀란다. 평소엔 이 소리가 너무 일정하고 예측 가능해서 뇌가 아예 신경을 꺼버리는 것 같다.
3. 걸을 때 옷이 스치는 소리
걸어 다닐 때마다 옷깃이나 바지가 스치면서 나는 미세한 소리가 있는데, 이것도 거의 인식 못 하고 산다. 근데 이어폰 없이 조용한 밤길을 걸어보면 이 소리가 은근히 리듬감 있게 느껴진다. 발소리랑 겹쳐서 나는데, 걸음걸이마다 미묘하게 다른 소리가 난다는 것도 이번에 처음 알았다.
4. 시계 초침 소리
벽시계가 있는 방에 살면서도 평소엔 초침 소리를 전혀 못 듣는다. 근데 잠이 안 오는 밤이나, 뭔가 집중해서 기다리는 순간엔 갑자기 그 소리가 엄청 크게 들리기 시작한다. 같은 소리인데 상황에 따라 인지되는 정도가 이렇게 다르다는 게 신기했다.
5. 건물 안의 낮은 웅웅거림
사무실이나 카페처럼 사람 많은 실내 공간엔 환기 시스템, 조명, 각종 전자기기가 만들어내는 낮은 웅웅거림이 항상 깔려 있다. 이것도 평소엔 전혀 안 들리는데, 그 공간을 나와서 완전히 조용한 곳에 있다가 다시 들어가면 그 순간엔 확실히 인지가 된다. 몇 분만 지나면 또 안 들리게 되지만.
다섯 가지를 정리하면 이렇다
각 소리가 왜 평소엔 안 들리고, 어떤 순간에 갑자기 들리기 시작하는지 정리해보면 나름 패턴이 있다.
| 소리 | 평소 상태 | 다시 들리는 순간 |
|---|---|---|
| 냉장고 소리 | 항상 무시됨 | 깊은 밤 정적일 때 |
| 내 숨소리 | 항상 무시됨 | 의식적으로 집중할 때 |
| 옷 스치는 소리 | 항상 무시됨 | 조용한 길을 혼자 걸을 때 |
| 시계 초침 | 항상 무시됨 | 잠이 안 오거나 긴장할 때 |
| 실내 웅웅거림 | 항상 무시됨 | 조용한 곳에 있다가 다시 들어갈 때 |
결국 뇌가 알아서 걸러주고 있었다
이렇게 하나씩 다시 들어보면서 느낀 건, 우리가 못 듣는 게 아니라 뇌가 "굳이 신경 안 써도 되는 소리"로 미리 분류해서 걸러주고 있었다는 거다. 익숙하고 반복적이고 위협적이지 않은 소리는 자동으로 배경으로 밀려나는데, 이게 없었으면 일상생활 자체가 훨씬 피곤했을 것 같다.
가끔 이렇게 일부러 귀를 기울여보면, 늘 곁에 있었는데 몰랐던 소리들이 꽤 많다는 걸 새삼 느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