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사운드, 어디서부터 공부해야 할지 정리해봤다

게임 사운드 관련 강의나 자료를 찾아보면 이론, 포맷, 제작 공정이 뒤섞여 있어서 처음엔 어디서부터 손대야 할지 감이 잘 안 왔습니다. 몇 번 정리하면서 저 나름의 순서를 잡아봤는데, 비슷한 고민을 하는 분들께 도움이 될까 싶어 남겨둡니다.
소리는 결국 압력과 시간의 문제
소리는 물체의 진동이 공기를 통해 귀로 전달되는 현상이고, 이걸 그래프로 그리면 두 개의 축으로 나뉩니다. 압력의 크기가 소리의 세기(음량)를, 시간에 따른 반복 정도가 소리의 높낮이(음정)를 결정합니다. 파형에서 가장 높은 지점을 피크, 가장 낮은 지점을 보통 마이너스 피크라고 부르고, 이 오르내림 한 번이 반복되는 주기를 주파수(frequency)라고 합니다.
진동수가 많을수록 고음, 적을수록 저음이 되고, 이 값의 단위가 Hz입니다. 소리의 크기는 데시벨(dB)로 표현하는데, 사람 귀가 인지할 수 있는 에너지 범위가 워낙 넓다 보니 이걸 다루기 쉬운 숫자로 압축하기 위해 로그 단위를 쓰는 거라고 이해하니 훨씬 납득이 됐습니다.
배경음악과 음향효과는 결이 다른 작업
게임 사운드는 크게 배경음악과 음향효과(효과음, 환경음)로 나뉩니다. 환경음은 넓게 보면 효과음의 한 종류로 볼 수 있는데, 이게 있고 없고에 따라 공간감 차이가 확실히 드러난다는 걸 여러 번 비교해보면서 체감했습니다.
사운드가 게임에서 하는 역할은 영상 콘텐츠와 비슷한 면이 많습니다. 현실감을 주고 몰입을 돕는 기능이죠. 다만 게임만의 차별점은 플레이어의 행동(클릭, 키 입력 등)에 즉각 반응해서 소리가 발생한다는 점입니다. 총 발사음처럼 입력과 결과가 직결되는 구조는 영화나 영상에는 없는 게임만의 특징입니다.
용량과 메모리는 항상 발목을 잡는다
게임 사운드 작업에서 실무적으로 가장 크게 부딪히는 문제가 용량입니다. 무손실 포맷으로 제대로 만들면 용량이 급격히 늘어나고, 이런 사운드 파일이 한꺼번에 메모리에 올라가면 최적화 문제로 이어집니다. 사운드 디자이너 혼자만의 문제가 아니라 프로그래머와도 계속 협의가 필요한 부분이라는 걸 배웠습니다.
손실 압축과 무손실 압축의 근본적인 차이
손실 압축 포맷(대표적으로 mp3)은 사람이 잘 인지하지 못하는 주파수 대역을 알고리즘으로 판단해서 아예 삭제해버리는 방식입니다. 한번 삭제된 정보는 다시 복원되지 않습니다. 반면 무손실 압축 포맷은 원본 데이터를 압축했다가 다시 완전히 복원할 수 있는 방식이라, 압축과 복원을 반복해도 음질 저하가 없습니다. 다만 그만큼 용량 이점은 손실 포맷보다 훨씬 적습니다.
이 둘 사이에서 어떤 포맷을 선택할지는 결국 "용량이 우선인가, 음질 보존이 우선인가"의 문제로 정리하고 나니 훨씬 판단이 쉬워졌습니다.
효과음이 만들어지는 여섯 단계
효과음 하나가 게임 안에 들어가기까지 대략 이런 흐름을 거칩니다.
먼저 기획 단계에서 어떤 소리가 필요한지, 제작 일정은 어떻게 잡을지 정합니다. 이어서 제작 단계로 넘어가는데, 여기서 소스를 구하는 방법이 크게 세 가지로 나뉩니다. 이미 만들어진 이펙트 라이브러리를 구매해서 쓰는 방법, 신디사이저로 새로운 소리를 합성해서 만드는 방법, 그리고 폴리 아티스트가 실제 동작에 맞춰 소리를 녹음하는 폴리 작업입니다.
현실에 존재하는 소리는 레퍼런스가 있어서 상대적으로 만들기 쉬운 편이지만, 마법 이펙트처럼 현실에 없는 소리는 순전히 디자이너의 상상력에 기대야 해서 훨씬 난이도가 높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
소스가 준비되면 녹음(성우, 신디사이저, 폴리) 과정을 거치고, 사운드 프로그래밍 단계에서 파일명과 실제 게임 내 상황을 매칭시켜 삽입합니다. 마지막으로 테스트 단계에서 의도한 대로 재생되는지, 여러 소리가 동시에 겹쳤을 때 청취 피로나 몰입 방해가 없는지 확인하고 마무리됩니다.
편집의 기본, 제로크로싱
사운드를 자르거나 이어 붙일 때는 파형이 0을 지나는 지점, 즉 제로크로싱 지점을 기준으로 편집해야 훨씬 자연스럽습니다. 이 지점이 아닌 곳에서 자르면 파형이 갑자기 끊기면서 클릭 잡음이 생기기 쉽습니다. 많은 편집 프로그램에 가장 가까운 제로크로싱 지점을 자동으로 잡아주는 스내핑 기능이 있는데, 이 개념을 모르고 편집하던 때와 알고 편집하는 때의 결과물 품질 차이가 꽤 컸습니다.
결국 기초를 알아야 응용이 보인다
이퀄라이저, 딜레이, 리버브, 컴프레서 같은 실무 툴들은 결국 이 기초 이론(주파수, 데시벨, 압축 방식, 제로크로싱) 위에서 동작하는 것들이라, 이 기본기를 다지고 나니 이후에 각 도구를 이해하는 속도가 훨씬 빨라졌습니다. 사운드 디자이너로서 이 네 가지 기본 개념은 결국 피해갈 수 없는 지점이라는 걸 다시 한번 느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