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효과음을 정중앙에 두고 있었다는 걸 뒤늦게 깨달았다
편집을 마친 영상들을 다시 들어보면서 뭔가 입체감이 부족하다는 인상을 계속 받았습니다. 개별 효과음 자체는 품질이 나쁘지 않았는데, 전체적으로 소리가 평면적이고 갑갑하게 느껴졌습니다. 트랙 목록을 쭉 훑어보고서야, 거의 모든 소리를 별생각 없이 정중앙(모노 위치)에 배치해왔다는 걸 알아챘습니다.
정중앙 배치가 기본값이 되어 있었다
특별히 의도하지 않으면 대부분의 편집 프로그램은 새로 불러온 오디오를 기본적으로 좌우 중앙에 놓습니다. 이 기본값을 그대로 두고 작업을 계속하다 보니, 화면에서 왼쪽에 있는 물체의 소리도, 오른쪽에 있는 물체의 소리도 전부 똑같이 정중앙에서 나고 있었습니다. 화면과 소리의 위치가 전혀 맞지 않았던 겁니다.
화면 위치에 맞춰 패닝을 조정한다
화면 왼쪽에서 벌어지는 동작의 효과음은 패닝을 왼쪽으로, 오른쪽 동작은 오른쪽으로 옮기는 것만으로 화면과 소리가 훨씬 일치하는 느낌이 났습니다. 정확히 화면 위치와 1대1로 맞출 필요는 없었고, 대략적인 방향성만 줘도 입체감이 확 살아났습니다.
배경 요소는 넓게, 주요 소리는 좁게
배경 앰비언스나 군중 소리처럼 특정 방향을 가리키지 않아도 되는 소리는 스테레오 폭을 넓게 펼쳐서 공간 전체를 감싸는 느낌을 주고, 대사나 핵심 효과음처럼 명확히 들려야 하는 소리는 오히려 폭을 좁혀서 중앙에 가깝게 유지했습니다. 모든 소리를 넓게 펼치면 오히려 어느 소리에 집중해야 할지 흐려졌습니다.
패닝과 볼륨을 같이 움직이면 이동감이 생긴다
화면 안에서 물체가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움직이는 장면에서는, 패닝을 서서히 이동시키면서 동시에 볼륨도 살짝 커졌다 작아지게 자동화를 걸었습니다. 패닝만 움직였을 때보다 이 둘을 같이 조합했을 때 훨씬 자연스러운 이동감이 만들어졌습니다.
과한 패닝은 모노로 들을 때 문제가 된다
스테레오 효과에 재미를 붙여서 극단적으로 좌우를 나눴던 적이 있는데, 모바일 스피커처럼 모노로 재생되는 환경에서 들어보니 특정 소리가 아예 안 들리거나 너무 작게 들리는 문제가 있었습니다. 이후로는 항상 모노로도 한번 들어보고, 좌우 어느 한쪽으로 완전히 쏠린 소리는 없는지 확인하는 과정을 추가했습니다.
결국 소리에도 무대 위 자리가 있었다
모든 소리를 정중앙에 몰아넣는 건 마치 무대 위 모든 배우를 같은 자리에 세워두는 것과 비슷하다는 걸 이 작업을 하면서 이해하게 됐습니다. 각 소리에게 어울리는 위치를 정해주는 것만으로, 별도의 새로운 소스 없이도 기존 소리들이 훨씬 입체적으로 들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