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박싱 소재 게임이 느는 이유, 결국 사운드가 그 쾌감을 만든다
언박싱이라는 실제 트렌드를 게임으로 옮긴 캐주얼 게임을 만들어본 적이 있는데, 처음엔 그래픽과 아이템 디자인에만 집중했습니다. 그런데 초기 빌드를 플레이해보니 아무리 아이템이 예뻐도 상자를 여는 그 순간이 밋밋하면 전혀 재미가 없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기대감 구간을 소리로 늘려야 한다
상자를 클릭한 순간 바로 결과가 나오면 허무했습니다. 클릭 직후 짧게 상승하는 텐션음을 0.3~0.5초 정도 넣어서 결과가 나오기 직전의 기대감을 만들어주니, 같은 결과물이라도 훨씬 만족스럽게 느껴졌습니다. 이 짧은 순간이 실제 언박싱 영상에서 포장을 뜯는 구간과 비슷한 역할을 한다는 걸 만들면서 깨달았습니다.
등급별로 소리의 화려함을 다르게
일반 아이템과 희귀 아이템이 나올 때 화면 이펙트만 다르게 하고 소리는 비슷하게 뒀더니, 플레이어들이 결과를 인지하는 속도가 느렸습니다. 등급이 높아질수록 소리의 화음 구성을 더 풍성하게, 지속 시간도 살짝 길게 가져가니 결과를 보기도 전에 소리만으로 등급을 짐작할 수 있게 됐고 만족감도 확실히 커졌습니다.
반복 개봉에서는 리듬감이 핵심이다
한 번에 여러 개를 연속으로 여는 기능을 추가했는데, 처음엔 같은 효과음이 그대로 반복돼서 금방 질리는 느낌이 있었습니다. 개봉이 이어질 때마다 음높이를 미세하게 올려가며 쌓이는 구조로 바꾸니, 여러 개를 한 번에 열 때 오히려 더 몰입되는 리듬이 만들어졌습니다.
실패(꽝) 결과의 소리도 소홀히 하면 안 된다
낮은 등급이 나왔을 때 소리를 그냥 짧고 성의 없이 처리했더니, 플레이어들이 그 순간 이탈하는 경향이 있었습니다. 꽝이어도 소리 자체는 부드럽고 깔끔하게 마무리해서 다음 시도로 자연스럽게 이어지게 만드는 것도 언박싱 게임에서는 의외로 중요한 디테일이었습니다.
결국 이 장르는 사운드 게임이었다
언박싱을 소재로 한 게임을 만들어보고 나서, 이 장르는 사실상 비주얼보다 사운드가 재미를 견인하는 구조라는 걸 확실히 알게 됐습니다. 아이템 디자인에 쓰는 시간만큼 사운드 디자인에도 동일한 비중을 두고 나서야 게임이 제대로 재밌어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