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다시 유행하는 그 시절 감성, 화질보다 소리가 먼저였다
예전 감성을 다시 불러오는 콘텐츠를 만들어보려고 화면에 빈티지 필터부터 입혔는데, 결과물을 보니 뭔가 화면만 옛날 같고 전체적인 느낌은 여전히 요즘 영상 같았습니다. 비슷한 콘텐츠들을 참고하다가, 그 시절 느낌을 결정짓는 건 화질보다 오히려 소리 쪽이라는 걸 알게 됐습니다.
깨끗한 사운드가 오히려 위화감을 만든다
요즘 녹음 장비로 뽑은 소리는 대역폭이 넓고 선명한데, 이게 오히려 복고 감성과 부딪혔습니다. 배경 음악이나 효과음에 일부러 고음역대를 살짝 깎고(8kHz 이상 롤오프), 약간의 테이프 새츄레이션 느낌을 더해주니 훨씬 그 시절 느낌이 살아났습니다. 너무 깨끗한 소리 하나가 복고 화면 전체의 몰입을 깨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배경에 아주 옅은 힘노이즈를 깔아본다
당시 녹화/재생 장비에서 흔히 섞이던 낮은 험 노이즈나 테이프 히스 노이즈를 아주 작은 볼륨으로 전체 배경에 깔아주는 것도 효과가 컸습니다. 거의 의식하지 못할 정도로 작게 넣어야 하는데, 이 정도의 미세한 노이즈만으로도 화면과 소리의 시대감이 훨씬 잘 맞아떨어졌습니다.
전환 효과음도 그 시절 톤으로 바꾼다
요즘 편집 프로그램 기본 전환 효과음은 대부분 깨끗하고 미래적인 톤이라, 복고 콘텐츠에 그대로 쓰면 이질감이 컸습니다. 대신 오래된 카메라 셔터음이나 구형 기기 조작음처럼 거칠고 기계적인 소리로 바꿔주니 전환 지점마다 시대감이 훨씬 잘 유지됐습니다.
결국 화면과 소리가 같은 시대를 말해야 한다
화면만 복고풍이고 소리는 여전히 현재의 깨끗한 사운드라면, 시청자는 정확히 뭐가 이상한지 몰라도 뭔가 어긋난 느낌을 받는다는 걸 이 작업을 하면서 확실히 느꼈습니다. 화면과 소리가 같은 시대감을 공유해야 비로소 그 감성이 완성됐습니다.